← DEPTHSEST. 2026 / KR 커피 블로그
추출 레시피

원두 분쇄도 가이드: 에스프레소·핸드드립·콜드브루 굵기 한눈에

원두 분쇄도는 추출 시간이 길수록 굵게 갑니다. 에스프레소는 고운 설탕, 핸드드립은 흰 설탕, 프렌치프레스는 굵은 소금 정도가 기준입니다. 추출 도구별 굵기표와 맛으로 분쇄도를 고치는 법, 그라인더 고르는 법까지 정리했습니다.

9분 읽기
카페 바 위의 커피 그라인더

원두 분쇄도는 추출 시간이 길수록 굵게, 짧을수록 곱게 맞추는 것이 기본입니다. 25~30초 만에 뽑는 에스프레소는 고운 설탕 정도로 곱게, 3분 안팎의 핸드드립은 흰 설탕 정도, 4분 동안 담가 두는 프렌치프레스는 굵은 소금 정도, 반나절을 우리는 콜드브루는 그보다 더 굵게 갑니다. 그다음은 맛으로 고칩니다. 쓰고 텁텁하면 한 칸 굵게, 시고 밍밍하면 한 칸 곱게.

같은 원두, 같은 물, 같은 사람인데 어제와 오늘 커피 맛이 다르다면 가장 먼저 의심할 것이 분쇄도입니다. 원두를 얼마나 곱게 가느냐는 물과 원두가 만나는 면적과 물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함께 바꾸기 때문에, 추출 결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변수입니다. 이 글은 추출 도구별 알맞은 굵기, 맛을 보고 분쇄도를 고치는 순서, 그라인더 고르는 법과 관리법까지 집과 매장에서 바로 쓸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세 줄 요약

  • 기준은 추출 시간입니다. 짧으면 곱게, 길면 굵게.
  • 맛으로 고칩니다. 쓰고 텁텁하면 굵게, 시고 밍밍하면 곱게, 한 번에 한 칸씩.
  • 그라인더는 날(블레이드)보다 맷돌(버) 방식이 굵기가 고르게 나와 맛이 안정됩니다.
곱게 간 커피 가루
사진: Yohan Marion · Unsplash

분쇄도가 맛을 바꾸는 이유

커피를 내린다는 것은 원두 속 성분을 물에 녹여 내는 일입니다. 원두를 곱게 갈면 가루 하나하나가 작아져 물이 닿는 겉넓이가 넓어지고, 성분이 빨리 많이 녹아 나옵니다. 굵게 갈면 반대로 천천히, 적게 녹아 나옵니다.

녹아 나오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대체로 신맛을 내는 성분이 가장 먼저, 단맛과 바디를 만드는 성분이 그다음, 쓰고 떫은 성분이 가장 늦게 나옵니다. 그래서 너무 굵게 갈아 덜 우러나면(과소 추출) 신맛만 두드러지고 맛이 얇아지고, 너무 곱게 갈아 지나치게 우러나면(과다 추출) 쓴맛과 떫은맛이 올라옵니다. 알맞은 분쇄도는 단맛이 충분히 나오고 쓴맛이 올라오기 직전에서 멈추는 굵기입니다.

분쇄도는 물이 빠지는 속도도 바꿉니다. 곱게 갈면 가루 사이 틈이 좁아 물이 천천히 빠지고, 그만큼 물과 원두가 닿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핸드드립에서 분쇄도를 조금만 곱게 해도 추출 시간이 30초 넘게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즉 분쇄도를 바꾸면 겉넓이와 시간이 동시에 바뀌어, 맛 변화가 생각보다 크게 나타납니다.

상태원인이 되는 분쇄도맛추출 모습
과소 추출너무 굵다시큼하고 짠맛, 얇고 밍밍함물이 너무 빨리 빠진다
알맞은 추출알맞다단맛과 산미가 균형, 뒷맛이 깨끗정해진 시간 안에 끝난다
과다 추출너무 곱다쓰고 떫고 입이 마름물이 늦게 빠지고 막힌다

추출 도구별 분쇄도 기준표

아래 그림과 표는 출발점입니다. 그라인더마다 같은 눈금 숫자라도 실제 굵기가 다르고, 원두의 볶음 정도와 신선도에 따라서도 알맞은 굵기가 달라지므로, 이 기준에서 시작해 맛을 보고 고칩니다.

추출 도구별 분쇄도 — 에스프레소 고운 설탕, 모카포트, 에어로프레스, 핸드드립 흰 설탕, 커피메이커, 프렌치프레스 굵은 소금, 콜드브루 가장 굵게
그림 1. 추출 시간이 길수록 굵게 — 도구별 분쇄도 범위
추출 도구추출 시간굵기 비유가루 크기(대략)
에스프레소25~30초고운 설탕, 밀가루보다 약간 굵게0.2~0.3mm
모카포트3~5분에스프레소보다 조금 굵게0.3~0.5mm
에어로프레스1~2분고운 설탕 ~ 흰 설탕(레시피마다 다름)0.4~0.8mm
핸드드립2분 30초~3분 30초흰 설탕 ~ 굵은 설탕0.6~0.9mm
커피메이커(드립 머신)4~6분핸드드립보다 약간 굵게0.8~1.0mm
프렌치프레스4분굵은 소금1.0~1.2mm
콜드브루12~16시간굵은 소금보다 조금 굵게1.2~1.5mm

가루 크기는 대략적인 참고값입니다. 실제로는 한 번 간 가루 안에도 고운 가루와 굵은 가루가 섞여 있고, 그 섞인 정도가 맛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 부분은 그라인더를 다룰 때 다시 설명합니다.

에스프레소 분쇄도: 가장 예민한 굵기

에스프레소는 9기압 안팎의 높은 압력으로 짧은 시간에 추출하므로, 분쇄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가 크게 바뀝니다. 기준은 원두 18g 안팎으로 25~30초에 36g 안팎의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굵기입니다.

  • 20초 안에 끝나고 맛이 시고 얇다 → 너무 굵습니다. 한 칸 곱게.
  • 35초가 넘고 쓰고 떫다, 처음 몇 초 동안 한 방울도 안 나온다 → 너무 곱습니다. 한 칸 굵게.
  • 크레마가 금방 꺼지고 색이 옅다 → 굵거나 원두가 오래됐을 수 있습니다.
  • 크레마가 아주 짙고 얼룩덜룩하다 → 곱거나 추출이 길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에스프레소는 분쇄도만 바꾸고 원두 양과 추출량은 고정한 채 맞춰야 원인을 찾기 쉽습니다. 한 번에 여러 변수를 바꾸면 무엇 때문에 맛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매장에서는 아침 영업 전에 한 잔을 뽑아 시간을 확인하고, 습도가 크게 바뀌는 날이나 새 원두 봉투를 연 날 다시 확인하는 습관이 좋습니다. 머신 세팅 전반은 에스프레소 머신 세팅 방법 8단계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핸드드립 분쇄도: 물 빠지는 시간으로 판단

핸드드립은 드리퍼 모양과 붓는 방식에 따라 알맞은 굵기가 조금씩 다릅니다. 원두 15g · 물 240g 기준으로 물을 다 붓고 다 빠질 때까지 2분 30초~3분 30초가 걸리면 대체로 알맞은 굵기입니다.

드리퍼특징분쇄도 방향
원뿔형(구멍 하나, 큰 구멍)물이 빨리 빠진다조금 곱게
사다리꼴형(구멍 1~3개)물이 천천히 빠진다조금 굵게
바닥이 평평한 형고르게 우러난다중간

물이 너무 빨리 빠지면서 맛이 연하고 시다면 한 칸 곱게, 물이 고여 잘 안 빠지고 쓰다면 한 칸 굵게 합니다. 핸드드립은 붓는 속도로도 시간을 조절할 수 있지만, 붓는 방식은 그대로 두고 분쇄도로 맞추는 편이 재현이 쉽습니다. 자세한 순서는 핸드드립 커피 내리는 법에 있습니다.

프렌치프레스 · 콜드브루 분쇄도: 굵게, 그리고 고르게

담가 두는 방식(침지식)은 물이 빠져나가지 않고 가루와 오래 닿아 있으므로 굵게 갈아야 과다 추출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거르기입니다. 프렌치프레스의 금속 망은 고운 가루를 다 거르지 못해, 너무 곱게 갈면 잔에 가루가 많이 들어가 텁텁해집니다.

콜드브루는 찬물에서 12~16시간 우리므로 프렌치프레스보다 더 굵게 갑니다. 너무 곱게 갈면 거르는 시간이 한없이 길어지고 원액이 탁해집니다. 비율과 시간은 콜드브루 만드는 법을 참고하세요.

맛으로 분쇄도 고치는 법: 네 단계

  1. 기준값으로 한 잔을 내린다. 원두 양, 물 양, 온도, 붓는 방식을 정해 두고 기록합니다.
  2. 맛을 한 단어로 적는다. "시다 · 얇다", "쓰다 · 떫다", "괜찮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3. 한 칸만 바꾼다. 시고 얇으면 곱게, 쓰고 떫으면 굵게. 다른 조건은 그대로 둡니다.
  4. 두 잔을 비교한다. 나아졌다면 그 방향으로 한 칸 더, 지나쳤다면 반 칸 되돌립니다.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면서 쓴맛도 함께 난다면 분쇄가 고르지 않아 고운 가루는 과다 추출되고 굵은 가루는 과소 추출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분쇄도보다 그라인더 상태(날 마모, 남은 가루)를 먼저 확인합니다. 원두 자체가 오래되어 향이 빠졌을 때도 비슷한 맛이 납니다. 원두 보관은 원두 보관법 총정리에서 다뤘습니다.

맛먼저 바꿀 것그다음 확인할 것
시고 얇다한 칸 곱게물 온도가 너무 낮지 않은지
쓰고 떫다한 칸 굵게물 온도가 너무 높지 않은지, 원두 양
시면서 쓰다그라인더 청소 · 날 확인원두 신선도
밍밍하고 향이 없다원두 양 늘리기원두 신선도, 분쇄 후 경과 시간
텁텁하고 가루가 씹힌다한 칸 굵게거름 도구, 고운 가루 비율

원두 상태에 따라 분쇄도가 달라진다

볶음 정도. 강하게 볶은 원두는 조직이 잘 부서지고 성분이 빨리 녹아 나오므로 조금 굵게, 약하게 볶은 원두는 단단하고 덜 녹아 나오므로 조금 곱게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선도. 볶은 지 얼마 안 된 원두는 안에 가스가 많아 물이 잘 스며들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 가스가 빠지면 같은 굵기에서도 추출이 빨라집니다. 그래서 같은 봉투를 쓰는 동안에도 2~3주에 걸쳐 분쇄도를 조금씩 곱게 옮기게 됩니다.

습도와 계절. 습한 날은 가루가 뭉치고 추출이 느려지는 경향이 있어 매장에서는 장마철에 분쇄도를 조금 굵게 옮기기도 합니다. 정답은 날마다 한 잔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블렌드와 싱글 오리진. 원두가 바뀌면 분쇄도도 다시 맞춥니다. 원두를 바꿀 때는 이전 설정을 기록해 두고, 새 원두에서 다시 기준값부터 시작합니다.

그라인더 고르는 법: 날 방식과 맷돌 방식

그라인더는 크게 두 종류입니다.

구분날 방식(블레이드)맷돌 방식(버)
원리프로펠러 날이 돌며 원두를 쪼갠다두 개의 날 사이로 원두를 갈아 낸다
굵기 조절가는 시간으로만 조절눈금으로 정확히 조절
가루 고르기고운 가루 · 굵은 가루가 많이 섞인다비교적 고르다
가격저렴수동은 중간, 전동은 높음
추천임시용집에서 제대로 마시려면, 매장은 필수

맷돌 방식은 다시 원뿔형과 평평한 날로 나뉩니다. 원뿔형은 열이 덜 나고 소음이 적어 가정용 수동 · 전동 그라인더에 많고, 평평한 날은 가루가 고르게 나와 매장용 에스프레소 그라인더에 많이 쓰입니다. 어느 쪽이든 날 방식보다는 맛이 훨씬 안정됩니다.

집에서 처음 산다면 핸드드립 위주인 경우 수동 맷돌 그라인더로 충분합니다. 에스프레소까지 내린다면 아주 고운 굵기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모델인지 확인합니다. 매장은 에스프레소용과 드립 · 디카페인용을 따로 두는 편이 맛 관리와 속도 모두에 좋습니다.

그라인더 관리: 맛을 지키는 습관

  • 남은 가루 비우기. 그라인더 안에 남은 가루는 금방 산패해 다음 잔의 맛을 흐립니다. 매장에서는 영업 시작 때 처음 몇 그램을 갈아 버리고 시작합니다.
  • 정기 청소. 원두 기름이 날에 쌓이면 쩐내가 납니다. 가정은 한 달에 한 번, 매장은 주 1회 이상 솔로 털고, 전용 세정 알갱이를 쓰기도 합니다. 물로 씻으면 녹이 슬 수 있으니 제조사 안내를 따릅니다.
  • 날 교체. 날이 무뎌지면 고운 가루가 늘어 같은 눈금에서 쓴맛이 납니다. 사용량이 많은 매장은 제조사 권장 주기를 확인해 교체합니다.
  • 미리 갈아 두지 않기. 갈아 둔 가루는 겉넓이가 넓어 향이 몇십 분 만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마시기 직전에 갈아야 합니다.

그라인더가 없을 때: 분쇄 원두 고르는 법

그라인더가 없다면 원두를 살 때 추출 도구에 맞춰 갈아 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는 반드시 무엇으로 내릴지를 알려 줘야 합니다. "핸드드립용", "프렌치프레스용", "모카포트용"처럼 말이죠. 분쇄 원두는 향이 빨리 빠지므로 한 번에 많이 사지 말고 1~2주에 마실 양만 사서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둡니다.

매장에서 분쇄도를 관리하는 방법

카페는 하루에도 수십 잔을 내리므로, 사람마다 감으로 맞추면 맛이 들쑥날쑥해집니다. 다음처럼 기준을 정해 두면 누가 내려도 비슷한 맛이 나옵니다.

  1. 기준 레시피를 적어 붙인다. 원두 양, 추출량, 추출 시간 범위를 그라인더 옆에 붙입니다.
  2. 오픈 때 한 잔 확인. 시간을 재고 맛을 본 뒤 필요하면 분쇄도를 고칩니다.
  3. 바꾼 기록 남기기. 날짜, 원두, 눈금, 이유를 짧게 적어 두면 다음에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빨리 맞출 수 있습니다.
  4. 원두가 바뀌면 다시 시작. 새 원두 봉투를 열면 처음 한두 잔은 확인용으로 씁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분쇄도 숫자는 몇으로 하면 되나요?

그라인더마다 눈금이 달라 숫자로 정답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의 굵기 비유(설탕 · 소금)와 추출 시간을 기준으로 시작해 맛으로 고치세요.

에스프레소 분쇄 원두로 핸드드립을 내려도 되나요?

너무 고와서 물이 막히고 쓴맛이 강해집니다. 굳이 써야 한다면 원두 양을 줄이고 붓는 시간을 짧게 하세요.

분쇄도를 바꿨는데 맛이 그대로예요.

한 칸의 차이가 작은 그라인더라면 두세 칸을 한 번에 옮겨 차이를 확인해 보세요. 원두가 오래됐다면 분쇄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핸드밀(수동 그라인더)로도 에스프레소가 되나요?

에스프레소 전용으로 미세 조절이 되는 모델이라면 가능합니다. 일반 핸드드립용 핸드밀은 충분히 곱게 갈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갈아서 냉동해 두면 괜찮나요?

홀빈(통원두) 상태로 소분 냉동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가루는 냉동해도 향이 빨리 약해지고 습기를 먹기 쉽습니다.

정리: 시간에 맞춰 굵기를, 맛에 맞춰 한 칸씩

분쇄도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원리는 하나입니다. 물과 원두가 오래 만나면 굵게, 짧게 만나면 곱게. 그다음은 맛을 보고 한 칸씩 고치는 반복입니다. 고른 굵기를 내 주는 그라인더와 신선한 원두가 있으면 그 과정이 훨씬 쉬워집니다.

DEPTHS COFFEE는 카페와 사무실에 원두를 납품하면서 매장 머신과 추출 도구에 맞는 분쇄도와 레시피를 함께 안내하고 있습니다. 우리 매장 원두에 맞는 세팅이 궁금하다면 원두 스토어를 둘러보거나 무료 샘플 · 납품 상담으로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 #원두 분쇄도
  • #분쇄도 가이드
  • #커피 분쇄도
  • #에스프레소 분쇄도
  • #핸드드립 분쇄도
  • #콜드브루 분쇄도
  • #커피 그라인더
  • #원두 갈기
  • #프렌치프레스 분쇄도
  • #모카포트 분쇄도